메리어트의 럭셔리 컬렉션에 속한 '솔라즈 리조트(Solaz, a Luxury Collection Resort)'는 2018년에 문을 연 비교적 최신 호텔이다. 카보 산 루카스와 산 호세 델 카보, 두 다운타운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어 시내 접근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그만큼 방해받지 않고 온전한 휴식을 취하기에는 더없이 완벽한 곳이다. 탁 트인 두 개의 거대한 수영장, 넉넉한 객실, 그리고 로스카보스의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네이티브 식물 조경은 5성급 럭셔리 리조트의 품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 여행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택지였다.
가는 길 & 첫인상
공항에서 호텔로의 이동은 '카보 에어포트 셔틀(Cabo Airport Shuttle)'을 이용했다. 두 번째 이용이었는데 서비스는 여전히 훌륭했다. 도착 후 원래 예약했던 차량이 교통체증으로 지연될 상황이었는데, 지체 없이 추가금 없이 더 큰 차량으로 업그레이드해 주어 10분 정도만 대기하고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카보를 다시 방문한다면 무조건 재이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호텔에 도착하는 순간의 설렘은 언제나 기분 좋다. 솔라즈의 로비는 무언가로 꽉 채우기보다는 시원하게 비워둔 모던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었다. 번잡한 간판이나 장식물은 최대한 숨기고,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는 벤치들을 두어 편안함을 주었다. 코르테즈 해가 장애물 없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풍경이 인상적이었고, 로비 자체도 전혀 붐비지 않았다. 호텔 규모에 비해 객실 수가 적은 편이라, 지내는 내내 수영장이나 식당에 가지 않는 이상 다른 투숙객과 마주칠 일이 거의 없어 매우 프라이빗했다.
버틀러 서비스 & 체크인
체크인은 아주 매끄러웠고 직원들의 태도는 무척 친절했다. 체크인과 동시에 버틀러가 배정되었는데, 사실상 전담 컨시어지 역할을 해주어 4박 5일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에 큰 도움을 받았다. 위챗(WeChat) 앱으로 소통했는데 피드백이 아주 빠르고 친절했다. 아침 청소 시간을 놓쳤을 때의 룸 메이크업 요청부터 레스토랑 정보 확인, 키즈클럽 예약, 심지어 택시와 외부 액티비티(와일드 캐년 어드벤처 등) 예약까지 모두 도맡아 주었다.
객실
플래티넘 티어 덕분인지 소소한 업그레이드를 받아 '플런지 풀 2 퀸베드룸'에 묵게 되었다. 객실은 널찍했고 레이아웃이 다소 독특했지만 지내기에는 쾌적했다. 특히 테라스에 있는 플런지 풀과 야외 샤워 시설은 머무는 내내 아들이 너무나 좋아하며 매일 기분 좋게 이용했다. 지역 특성상 벌레가 조금 있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방 안에 짐을 보관할 수납공간이나 옷걸이가 부족한 점은 아쉬웠다. 미니바 냉장고 역시 아기 분유를 보관하기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추가로 생수 등을 넉넉히 넣어두기에는 공간이 다소 협소했다.
하우스키핑은 매일 꼼꼼하게 이루어졌고 저녁에는 턴다운 서비스도 제공되었다. 첫날 수제 초콜릿을 선물로 받았는데 무척 맛있었다(다만 이 서비스는 첫날 배정된 직원만의 특별한 웰컴 기프트였던 것 같다). 팁을 넉넉히 챙겨두었더니, 다 마시지 못할 만큼의 넉넉한 생수와 수건으로 보답이 돌아왔다. 해변과 수영장을 오가며 방에 모래가 조금씩 들어오기 때문에 매일 청소를 받는 것이 좋으며, 필요시 턴다운 시간에 특정 구역 청소를 추가로 부탁하기도 했다.
욕실 어메니티는 럭셔리 컬렉션의 시그니처인 '바이레도 르 슈망(Byredo Le Chemin)' 라인이 대용량 다회용기로 넉넉하게 준비되어 향과 사용감 모두 만족스러웠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추세라 그런지 칫솔, 치약, 면도기, 슬리퍼 등은 기본 비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따로 요청해야 한다.
호텔 레스토랑
카스카벨 (Cascabel - 조식)
플래티넘 회원 혜택으로 성인 2명 조식이 커버되었다(자동 부과되는 15% 팁은 별도). 멕시코 전통 요리가 포함된 뷔페식이며, 특히 직접 짠 생과일 착즙 주스가 아주 훌륭하다. 오전 7시쯤 가면 매우 여유롭고, 8시가 넘어도 크게 붐비지 않았다. 유료로 주문 가능한 스페셜티 커피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매일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마코 (Mako)
첫날 애매한 비행시간 탓에 도착하자마자 방문한 곳. 바다가 바로 앞에 있어 탁 트인 경치가 일품이며, 선선한 바닷바람 덕에 야외 테라스도 덥지 않았다. 직원들이 여유롭고 친절하다. 해산물 위주의 메뉴로 맛 자체는 평범했지만 경치를 즐기며 식사하기엔 좋다. 마지막 전 날의 저녁에 재방문을 했었는데 메뉴가 전체적으로 바뀌어 있었다. 첫 날 먹었던 메뉴는 아마 점심 메뉴였는 듯.
리치오 디 마레 (Riccio Di Mare)
수영장 바로 앞에 위치해 수영 전후로 가볍게 즐기기 좋다. 피자가 정말 맛있고 파스타와 리조또도 훌륭하다. 메뉴를 하나만 고르라면 단연코 피자를 추천한다. 로컬 IPA 맥주도 괜찮았고, 전반적으로 가격대도 합리적이다.
사카구라 (Sakagura)
로비 옆 건물 2층에 자리한 일식당. 가격대는 다른 식당보다 살짝 높지만, 바다와 하늘이 동시에 보이는 전망에 직원들도 친절하고 음식의 맛도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전용 키즈 메뉴는 없지만 오렌지 치킨 등 아이들이 먹을 만한 메뉴가 충분히 있었다.
참고로 모든 식당에는 아이를 위한 스토케(Stokke) 하이체어와 다양한 키즈 메뉴가 잘 구비되어 있어 가족 식사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호텔 시설
수영장
솔라즈의 진정한 매력은 수영장이다. 마코 식당을 기준으로 동쪽은 패밀리 풀, 서쪽은 어덜트 풀로 나뉘는데, 풀 자체의 퀄리티는 동일하며 모두 인피니티 풀로 설계되어 있어 만족감이 높다. 패밀리 풀 안에는 스윔업 바(Swim-up bar)가 있어 물속에서 음료를 즐기기 좋다. 선베드 경쟁도 전혀 없었고, 팁을 챙겨가면 저녁 직전까지 직원들이 친절하게 선베드 세팅을 도와준다. 수온이 약간 높은 편이라 아이들이 오랜 시간 무리 없이 수영하기에 좋았다.
키즈클럽
아이와 함께라면 '키즈클럽'도 빼놓을 수 없다. 18개월 전 칸쿤에서는 키즈클럽을 기겁했던 아들이 이곳에서는 매일 가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두 명의 선생님이 무척 다정하게 아이들을 돌봐준다. 4세 미만은 부모 동반 시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아이만 맡기는 드롭오프는 유료(시간당/반나절/종일 선택)이며 점심 식사 옵션도 있다. 유료 프로그램답게 크래프트 퀄리티가 훌륭하고, 호텔 내 박물관 투어도 함께 진행해 준다.
박물관
호텔 내에 위치한 '박물관'도 기대 이상이었다. 호텔 직원이 직접 수집한 로컬 유물과 동물 뼈(대부분 정교한 레플리카)가 전시되어 있는데, 황량하기만 할 것 같은 바하 캘리포니아 수르(Baja California Sur) 지역의 역사를 가볍게 둘러보기에 좋아 아이도 무척 흥미로워했다.
에필로그
돌아가는 길 역시 카보 에어포트 셔틀을 이용했는데, 예약 시간보다 일찍 와서 대기해 주었고 로비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짐을 싣고 편안하게 공항으로 향했다.
가격대가 있는 편이라 같은 지출을 한 다면 다른 리조트도 경험 해 보고 싶지만, 솔라즈 리조트도 언제든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로스카보스에서 조용하고 수준 높은 가족 휴양지를 찾는다면 추천한다.